[FESTIVAL  REVIEW 








시카고는 미국 음악의 수도다


제36회 미국 시카고 블루스 축제











“시카고는 미국 음악의 수도다.(Chicago is the capital city of American music)” 


방금 전 2019년 시카고 블루스 페스티벌의 시작을 공표하며 시카고 시 문화국장이 던진 첫마디다. 


얼핏 오만하고 도발적인 테제처럼 들리지만, 이 말에 반박할 수 있는 여지는 많지 않다. 




역사적으로 재즈, 블루스, 가스펠, 하우스 뮤직 등 미국 음악의 중요한 장르들이 시카고에서 처음 만들어졌거나 완성되었고, 


루이 암스트롱, 베니 굿맨, 버디 가이, 샘 쿡, 시카고, 칸예 웨스트 등 현대 음악의 각 장르를 대표하는 뮤지션들도 이 도시를 거치며 거장으로 발돋움했다.




 특히 재즈와 블루스라는 미국 음악의 양대 산맥에 있어 시카고의 입지는 공고하다. 


사실 재즈 쪽은 발상지인 뉴올리언스와 미국 최대의 문화도시 뉴욕과 어느 정도의 영광을 나눠 가진 모양새지만, 


블루스라는 장르에 있어서 시카고는 그 어느 도시와도 견줄 수 없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블루스가 처음 세상에 등장한 것은 19세기 말, 미시시피 델타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 남부지방에서였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막 해방되었으나 갑자기 갈 곳이 없어진 남부의 흑인들은 전쟁 전 예속되어 있었던 목화 농장에 계속 몸을 의탁하며 혼란 속을 살아나갔는데, 


그들이 예전부터 노동요로 부르던, 아프리카에서 가져온 리듬과 농장주에게서 배운 서구음악의 형식이 합쳐진 노래가 발전하여 


독특한 ‘블루노트’와 ‘3행 구성’을 가진 블루스로 자리 잡게 되었다.












edit Brooke Hwang










































2015년부터 개최된 워터밤은 이미 여름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매년 2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해마다 매진행렬을 이어온 워터밤은 올해도 어김없이 매진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전국 6개 주요 도시로 전장을 확대했다. 


7월 13일 부산을 기점으로 8월 10일 인천, 8월 15일 대전, 8월 17일 대구, 8월 24일 광주에서 차례로 개최됐다. 


최초 개최지이자 주전장인 서울에서는 7월 20일과 21일, 이틀에 걸쳐 행사가 진행됐다. 








국내 유명 뮤지션과 해외 DJ에게 물총을 쏘며 함께 즐기는 ‘퍼포먼스’, 


관객들이 팀을 나눠 물총 싸움을 하는 ‘팀 배틀’, 무대를 중심으로 물대포가 터지는 ‘워터밤 타임’ 등 


이색적인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으며 연일 화제가 되었던 퍼포먼스 라인업은 올해도 역시 주목할만했다. 




유일하게 양일간 열리는 서울의 경우 토요일은 가수 청하, 래퍼 사이먼도미닉, 우원재, 식케이, 우디고차일드, Ph-1이, 


일요일에는 래퍼 지코, 루피, 나플라, 디피알 라이브, 가수 현아가 출연해 무대를 빛냈다.








한낮 온도가 31도를 웃돈 지난 주말, 쏟아지는 음악 페스티벌 속에서 ‘물놀이와 음악의 조화’라는 독보적인 콘셉트로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워터밤이 뜨거운 열기 속에서 막을 내렸다. 


지루할 틈 없는 프로그램, 신나는 물놀이, 화끈한 공연 등 워터밤은 거의 모든 면에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5회를 맞이한 페스티벌답게 주최 측의 완벽한 운영도 돋보였다. 


제5호 태풍 다나스가 한반도에 상륙할 것이라는 예보와 거의 동시에 주최 측은 우천으로 인한 비상 상황 발생 시 


100% 환불과 우의 제공을 약속했고 많은 인파로 인해 불편을 겪을 수 있는 물품보관소와 푸드존은 사전예약제로 운영하여 혼란을 줄였다.





































블루스가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은 20세기 초중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남부 흑인들이 북부 산업도시들로 대거이주한 일명 그레이트 마이그레이션(Great Migration)을 통해서였다. 




그레이트 마이그레이션의 종착지로 가장 각광받은 도시는 시카고였고, 이때 빠르게 형성된 흑인 커뮤니티 ‘브론즈빌’을 중심으로 


블루스는 초기의 남부 시골의 투박함 위에 도시적인 감성을 입고 ‘시카고 블루스’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어쿠스틱 기타와 하모니카 중심의 느릿느릿한 미시시피 델타 블루스에 비하여 대도시의 블루스 클럽에 맞게 일렉트릭 기타와 베이스, 


드럼의 리듬 섹션으로 구성된 빠르고 폭발적인 사운드의 시카고 스타일 블루스는 블루스라는 장르의 완성된 형태로서 자리 잡았고, 


후 재즈, 소울, R&B, 록, 메탈 등 사실상 오늘날 대중음악의 거의 모든 장르에 영향을 끼쳤다.








시카고 블루스 페스티벌은 1984년으로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시카고 블루스의 아버지라 불리는 전설적인 뮤지션 머디 워터스가 발전시킨 시카고 블루스를 기념하여 


머디 워터스 사후 첫해에 시작된 이 음악축제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블루스 축제다. 




해마다 6월 초 주말의 사흘(올해는 6월 7, 8, 9일) 동안 이어진다. 


축제 기간 동안 모든 공연은 야외에서 진행되고, 입장료는 무료다. 




무료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게도 무대에 오르는 연주자들은 모두 세계 정상급 블루스 뮤지션들이다. 


돈 주고도 보기 힘든 8, 90대 전설적인 뮤지션들부터 현재 블루스계를 이끄는 대표적인 중견 음악가들, 그리고 2, 30대 젊은 거장들까지, 


연주자들의 절반 가까이가 그래미상 수상자거나 블루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거나 둘 다다.



































블루스 페스티벌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밀레니엄 파크는 하나의 거대한 야외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바다처럼 드넓은 미시간 호숫가 3만여 평 부지에 펼쳐진 이 공원은 본래 일리노이 센트럴 레일로드를 이용하는 기차들을 위한 야외 주차장 겸 하치장이었는데,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던 공간을 21세기의 시작을 기념하여 시카고 시에서 대대적인 공사 끝에 도심 속의 공원으로 탈바꿈시켰다. 




미국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아트 인스티튜트 오브 시카고와 바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펼쳐진 공원 안에는 미술관의 연장인 듯 아니쉬 카푸어의 클라우드 게이트, 


하우메 플렌사의 크라운 파운틴을 비롯한 현대 조각의 걸작들이 곳곳에 서 있고 한쪽으로 대형 야외 음악 무대인 제이 프릿츠커 파빌리온이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다. 


바로 이 무대가 블루스 페스티벌의 가장 중요한 공연들이 펼쳐지는 메인 연주장이다.








제이 프릿츠커 파빌리온 외에도 공원 안에는 총 다섯 개의 가설무대가 설치되어 매일 오전 11시부터 밤 9시까지 쉼 없이 연주자를 바꿔가며 돌아가는 공연의 장이 된다. 


관객들은 언제든 들어오고 싶을 때 공원으로 들어와 듣고 싶은 공연을 찾아 무대를 옮겨 다니며 블루스 선율에 몸을 맡기다 나가고 싶을 때 그저 나가면 된다. 




물론 한 번 공원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빠져나가기는 쉽지 않다. 여섯 개의 무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들려오는 블루스 사운드는 


압도적이고 거의 주술적인 힘으로 당신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공원을 가득 메운 관객들 틈에 섞여 블루스 선율에 몸을 흔들다가 가판대에서 맥주와 프레첼을 사 들고 


블루스 녹음으로 유명한 델마크나 앨리게이터 레이블의 부스를 기웃거리기도 하고, 


한구석에서 벌어진 춤판에 잠시 끼어들었다 빠져나와 그해 페스티벌의 주제에 대한 토론회에 슬쩍 참여하다 보면 반나절쯤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 버린다.




































블루스 페스티벌이 진행되는 동안 시카고는 온 도시가 블루스 선율로 가득 찬다. 


시내 곳곳의 거리 모퉁이마다 전국에서 올라온 블루스 연주자들이 거리의 공연을 펼치고, 블루 시카고, 버디 가이스 레전드, 킹스턴 마인스, 하우스 오브 블루스 등 


시카고를 대표하는 블루스 클럽들은 특별 공연으로 밤을 달군다. 




전국 각지에서 블루스의 성지를 찾아 올라온 순례자들은 과거 블루스 레코딩으로 일세를 풍미했던 


체스 레코드사 박물관과 도시 남쪽 브론즈빌에 시카고 블루스의 태동을 기념하여 제정된 블루스 디스트릭트를 기웃거리며, 


머디 워터스 벽화와 블루스 브라더스 벽화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긴다. 


그야말로 온 도시가 블루스에 의한, 블루스를 위한, 블루스의 주말을 보내는 것이다.








시카고 블루스 페스티벌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물론 정상급 연주자들의 최고의 연주를 한껏 감상하는 게 가장 중요하겠지만, 


계 각지에서 모여든 골수 블루스 팬들을 구경하고 그들 속에 묻혀 ‘블루스 안에서의 하나 됨’을 느껴 보는 것이다. 




낮에 프런트 포치 무대에 섰던 한 젊은 연주자는 “요즘 시대에 누가 블루스를 듣나요? 블루스는 이미 한물간 장르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곤 한다며 푸념했지만, 


세상의 블루스 연주자들이여, 슬퍼하지 말라. 




이 드넓은 공원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은 십 대부터 팔십 대를 아우르는, 오로지 당신들을 보기 위해 기차나 비행기를 타고 수 시간 날아온, 


당신들이 다 알아들을 수도 없는 세계 여러 나라 언어를 사용하는 당신들의 흠모자들이니.








물론 록 콘서트나 힙합 콘서트에 비하면 관객의 평균연령이 좀 높은 건 사실이다.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관객들의 절반 이상은 적어도 50대 이후, 인생을 바쳐 꾸준히 블루스를 사랑하며 들어온 골수팬들인 것이다. 




길게 기른 은발을 하나로 묶고 이마에 반다나를 두르고 수십 년 입어 물 빠진 음악축제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시카고 명물 구스 아일랜드 312 맥주를 들이키는 ‘왕년의 자유인들’을 이렇게 한꺼번에 수십, 수백 명 볼 수 있는 장소가 블루스 페스티벌 말고 또 있을까. 


아마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은 평소에는 단정한 머리에 수트 차림으로 서류 가방과 커피잔을 옆에 두고 일하는 모범적인 직장인들일 것이다.




 일 년에 단 삼일, 일상에서 벗어나 초여름의 햇살 아래 팔다리를 마음껏 드러내는 것, 가슴 깊은 곳에 숨어있다 표출되는 오래된 자유와 일탈의 가능성, 


그것이 바로 시카고 블루스 페스티벌의, 아니 세상 모든 축제들의 의미가 아닐까.


































오후의 태양이 마천루 숲 너머로 사라져갈 무렵 제이 프릿츠커 파빌리온에서 오늘의 메인 무대가 시작된다. 


저녁 여섯 시부터 아홉 시까지 한 시간에 한 팀씩 가장 중요한 연주단체들이 공연을 펼치는 것이다. 




관객들은 야외 음악당에 비치된 좌석에 자리를 잡거나 공원 풀밭에 접이 의자와 돗자리를 깔고 앉아 제각각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하루의 절정을 즐길 준비를 한다. 


오늘의 헤드라이너는 지미 존슨이다. 





현재 시카고 음악계의 보석과도 같은 이 91세의 기타리스트 겸 블루스 싱어는 마치 블루스의 역사 그 자체와도 같이 미 남부 미시시피 주에서 태어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시카고로 이주한 뒤 평생 시카고 스타일 블루스를 하며 살았다. 


인생이 블루스요, 블루스가 인생인 이 노 음악가를 기념하여 시카고 시장 로리 라이트풋은 오늘을 ‘지미 존슨의 날’로 선포하여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윽고 이어진 공연은 진정 감동으로, 91세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박력 있는 무대에 브라보 소리가 절로 나온다.








우레와 같은 박수 속에 지미 존슨의 연주가 끝나고 이어지는 쉬는 시간에 옆에 앉은 관객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러 번 빨아서 물이 다 빠진 2005년 시카고 블루스 페스티벌 티셔츠를 입고 있는 60대 초반 아저씨다. 


음악제에 온 많은 다른 사람들처럼 그도 동행 없이 혼자서 오롯이 블루스 선율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정말 대단한 연주였죠?“




“그래요, 이런 건 여기 아니면 아무데서도 볼 수 없는 무대죠. 이런 연주를 듣고 이런 열기를 느끼기 위해 다들 이곳으로 오는 게 아니겠어요?”




“오, 14년 된 티셔츠를 입고 계시는군요. 시카고 블루스 페스티벌에 자주 오시나 봐요?”




“하하 매년 옵니다. 일년 내내 이 축제를 기다린다고 할 수 있어요.”








이제 곧 오늘의 마지막 연주가 시작되려 하고 있다. 고개를 들면 밤하늘에 별이 총총, 공원의 나무들은 낮의 열기를 머금은 채


 바람이 흔들고 지나갈 때마다 가로등 불빛 사이로 조심스레 잎사귀를 사각거린다. 




저 너머 빌딩 숲의 불 꺼진 창들도, 미시간 호수에 정박한 크고 작은 배들도 조용히 숨을 죽이고 연주의 시작을 기다리는 것 같다. 


유월의 부드러운 훈풍과 끈적이는 블루스 선율과 함께 시카고의 밤은 깊어만 간다.





























  • +82-02-6203-1532
    WEEKLY 09:00 - 18:00
    LUNCH 12:00 - 13:00
    SAT . SUN . HOLIDAY OFF
  • HANA BANK 814301-04-128793
    GUIDE ME Co.,Ltd


  • COMPANY GUIDE ME Co., Ltd. OWNER Hwang, Soon Shin C.P.O Hwang, Soon Shin
    E-mail cs@festivalall.com CALL CENTER +82-02-6203-1532
    MALL ORDER LICENSE 2018-서울마포-0546 [사업자정보확인] BUSINESS LICENSE 492-87-00869
    ADDRESS 203-35 Donggyo-dong, Mapo-gu, Seoul